
노보시비르스크에서 어느 여자 노동자가 내게 이런 편지를 써 보냈다.
"나는 당신의 영화를 일주일 동안 네 번 봤습니다. 그러나 단순히 영화만 보려고 극장에 가지는 않았습니다. 적어도 몇 시간 이나마 진정한 예술가들과 진정한 사람들과 함께 진정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습니다. · · ·나를 괴롭히는 것, 내게 부족한 것, 내가 동경하는 것, 내게 밝고 따듯한 것, 내가 살아 있게 하고 내가 파멸하게 하는 것, · · ·이 모든 것을 당신의 영화에서 거울 속을 들여다보듯이 봤습니다. 내게는 처음으로 영화가 현실이 됐습니다. 내가 당신의 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, 잠시 그속에 들어가 살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."
자신이 하는 일에서 이보다 더 인정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! 나는 언제나 내 영화에서 진정성과 완정성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했다. 그렇다고 내 관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관철하려고는 하지 않았다. 하지만 당신의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분리될 수 없는 무언가로 인식될 수 있다면, 이는 당신의 작업에서 커다란 자극제가 될 수 있다.
회피하기 좋았던 안개가 이 부분에서 조금 걷히고 잃어버렸던 길의 흔적이 드러남에 두근거렸다. 대학 때 만난 타르콥스키를 달리는 심야 공황순환버스에서 다시 만날 줄은 예상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.
타르콥스키의 <거울>은 내가 태어난 해에 개봉하였다.